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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Why] 서울시, 지하철역 종교단체 게시판 철거하려다 취소했다는데…
풍경소리 2012.09.10(월) 10:50  조회수 : 4,344

 

[Why] 서울시, 지하철역 종교단체 게시판 철거하려다 취소했다는데…

 

"부착물 많아 승객들 불편"
개신교 계열 '사랑의 편지' 불교 계열 '풍경소리'… 다른 종교와 형평성 시비도

해당 종교단체는 반발
"일부러 종교색 배제…수십 년간 아무말 없다하루 만에 없애라니"
 

 
서울의 한 지하철역에 걸려 있는 풍경소리. 고(故) 정채봉 시인의‘옷걸이’가 적혀 있다. 액자 아랫부분엔 절과 승가대학의 연락처가 적혀 있다. / 곽래건 기자
 

종교 단체들이 지하철 역사 안에 액자 형태로 운영하던 '격언집'을 서울시가 철거하려다 취소하는 해프닝이 빚어졌다. 문제가 된 격언집은 불교 계열인 '법음을 전하는 사람들'의 '풍경소리'와 개신교 계열인 교통문화선교협의회의 '사랑의 편지'다. 액자 안에 감동적인 사연이나 격언 등을 포스터 형태로 담아 전국 지하철역과 주요 기차역에 각각 2300~2400개가 설치돼 있다. 사랑의 편지는 1988년, 풍경소리는 11년 뒤인 1999년 설치되기 시작했다.

수십 년 된 두 격언집이 문제가 된 것은 서울시가 올해 초부터 운영한 지하철 환경개선 시민개혁단이 '지하철 내 부착물이 너무 많다'는 의견을 내놨기 때문이다. 현재 서울 지하철 역사 안에 풍경소리와 사랑의 편지 외에도 각종 광고물은 물론 '시가 흐르는 서울' '해치가 전하는 서울이야기' 등 부착물이 넘친다는 것이다. '다른 종교와 형평성 시비가 생긴다' '승객들이 지하철 내 선교를 불편해한다'는 근거도 제시됐다.

두 단체는 "이용객들에게 희망을 주려는 순수한 의도에서 일부러 종교색을 배제하고 있는데 무슨 '선교'냐"며 강하게 반발했다. 법음을 전하는 사람들 이용성 사무처장은 "수년 전 갤럽 조사 결과 풍경소리를 불교계에서 운영하는지조차 몰랐던 이들이 지하철 이용객 중 대다수였다"고 했다. 이들은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철거에 반대하는 인터넷 청원 운동까지 벌였다.

감정싸움도 오갔다. 두 단체는 "지하철 5~8호선을 담당하는 서울지하철공사 공사 관계자가 지난달 사무실로 불러 '시장 지시로 떼어내야 하니 알아서 수거해가라'며 철거를 일방적으로 통보했다"고 했다. 교통문화선교협의회 류중현 목사는 "수십 년 넘게 그냥 놔두다 이제 와서 하루아침에 없애라는 게 말이 되냐"며 "우리가 강하게 반발하자 그 자리에서 '법적으로 문제없으니 소송하려면 소송하라'라는 말까지 했다"고 주장했다. 서울지하철공사 관계자는 이에 대해 "애초에 철거 통보를 한 적이 없다. 철거 논의가 있다는 사실만을 전한 것인데 두 단체가 확대 해석한 것"이라며 "시장 지시가 있었다는 것도 와전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하철 역사 내 부착물을 둘러싼 '종교 간 형평성'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개신교계의 사랑의 편지보다 11년 늦은 1999년 불교계의 풍경소리가 들어올 때도 비슷한 논란이 벌어졌다. 당시 형평성 문제가 벌어질 것을 우려했던 사랑의 편지 측에서 풍경소리가 설치되는 것을 받아들였다고 한다. 10여년 전만 해도 두 가지 중 한 가지만 걸려 있는 역이 많아 이용객이 왜 저 종교만 걸려 있냐고 역장에게 항의하는 일도 잦았다고 한다.

두 단체와 지하철은 그동안 밀접한 관계를 맺어왔다. '에스컬레이터 두줄 서기 캠페인'이나 '연등 행사' 등을 함께 펼쳐왔기 때문이다. 교통문화선교협의회는 지하철 역사마다 자매 교회를 연결해줘 화분, 의자에서부터 만남의 광장, 독서 광장 등 편의시설을 제공하기도 했다. 서울지하철공사 관계자는 "역이 개통될 때 예산 부족으로 조그만 편의시설은 '비예산유치'라고 해 주변 자매 교회로부터 도움을 받은 경우가 많다"며 "당시 자매교회가 되기 위한 경쟁도 치열했다"고 했다.

이번에 논란이 일자 서울시는 '철거 대신 액자를 통일하고 위치 조정만 하겠다'며 한걸음 물러섰다. 두 단체는 "청원운동까지 일어나자 여론에 밀려 사실상 백지화한 것"이라는 보도자료를 다시 배포했다. 하지만 '백지화'라는 두 단체의 주장과 서울시의 입장은 실제로는 미묘하게 달랐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금도 다른 종교에서 자신들의 부착물을 허가해달라고 요구 중인 데다 종교적 형평성 문제는 언제든 벌어질 수 있다"며 "문제가 생길 소지가 많은 만큼, 추가 액자는 못 걸게 하고 장기적으로는 철거 쪽으로 가닥을 잡아야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조선일보 기사 원문 링크>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2/09/07/2012090701424.html